서촌 한식 밥플러스
예전부터 혼자 먹는 혼밥을 거리낌없이 해왔는데,
요즘은 어딜 가나 혼밥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혼자 식사를 하는 게 더 편해졌어요
대학교 기숙사 식당이나 학생식당, 회사 식당에서는
왠지 아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서 혼밥을 먹는 데 꽤나 용기가 필요했고
과거만 해도 혼자 밥 먹으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기도 했어서 더 어려웠던 것 같은데
이제는 뭐 어딜 가나 알아보는 이 하나 없고
워낙 혼밥 문화가 자연스러워지다보니 자유롭고 좋습니다
오히려 낯선 곳에서 새로운 음식을 탐험?해보는 것에서 느끼는 즐거움이 더 큰 것 같아요
우연히 들어간 식당이 맛집이면 그야말로 땡큐이지만, 간혹 평범하거나 맛이 없을 수도 있지만
반찬 가짓 수 3~4가지이고 뜨끈한 국물과 밥만 있어도 감사히 잘 먹을 수 있는 연륜?이 생겼습니다
집에서 반찬 하나 만드려고 해도 그 시간과 정성, 비용이 들기 때문에
밖에서 먹는 음식이 가짓수 여러 개 나오는 반찬만 마주해도 감사가 되어서 긍정마인드가 장착되나봐요^^
지금까지 방문해본 수많은 식당 중에서 평균 이하의 맛은 아직까진 없었으니
그 또한 감사해야 할까요?
오늘 휴대폰의 사진첩을 정리하다가, 몇 주 전 방문한 식당 사진을 발견했어요
아. 여기 맛있었지?
처음 가보는 곳에서 우연히 찾은 식당! 그곳에서의 낯선 메뉴가 너무 맛있어서 인상에 많이 남았었는데 그동안 깜빡 잊고 있었던 거 있죠
바쁨의 한 가운데 있었던 일이기도 하고, 시간이 흘러흘러 기억 속에서 살짝 사라져있었다가
사진을 보니 그 때의 그 시간들이 모두 생각나면서 추억이 소환되었어요
너무 바쁠 때 정신없는 중에 허기를 채워준 고마운 식당이었는데, 조금 여유가 생긴 지금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에요
그런데 알고보니 이곳이 서촌의 유명한 맛집이더라구요
알고 찾아간 건 아니지만, 우연히 찾아간 곳이 유명 맛집이라니 신기했어요
사람들에게 인식된 건 '건강한 식단'이었어요
그런데 실제 먹어보았을 때 맛이 깔끔하고 간도 세지 않고 맛있었어요
국, 반찬이 총 6가지 나오고 메인메뉴가 납작한 접시에 담겨서, 그 모든 음식이 큰 쟁반에 담겨져 나와요
메뉴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일반적인 식당에서 볼 수 없는 조합의 메뉴들이 꽤 있었어요
차돌미역우동, 어묵우동, 매생이굴떡국(겨울한정메뉴), 곤드레밥, 꼬막비빔밥, 카레새우튀김법답, 들깨굴떡국, 전복덮밥, 멍게덮밥, 소고기덮밥, 돈까스덮밥, 소고기부추덮밥, 카페덮밥, 카레우동
소고기덮밥이나 카레덮밥, 카레우동, 꼬막비빔밥은 자주 볼 수 있는 메뉴이지만
차돌미역우동이나 매생이굴떡국, 곤드레밥, 들깨굴떡국 등은 조합도 특이하고 흔한 재료, 흔한 메뉴는 아니에요
그래서 조합이 어느 정도 조화를 이루는 맛인지 궁금했지만, 그 중 어떤 것을 고를 까 고민하다가
그날 가장 입맛을 자극하고 당겼던 카레새우덮밥으로 주문했어요
여러 번 가게 된다면 골고루 번갈아가면서 먹어볼 테지만, 첫 방문이다보니 스스로에게 물어서 가장 먹고 싶은 메뉴를 고르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나중에 입장한 다른 손님들이 매생이굴떡국, 들깨굴떡국을 주문하는 것을 보고
신선한 메뉴로 주문해볼걸 하고 후회되기도 했어요
메뉴 재료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연식 건강식 이었고, 반찬 하나하나 깔끔하고 정성이 느껴져요
보통 식당에 가면 좋아하는 반찬, 맛있는 반찬을 집중공략해서 비우고 다른 반찬은 조금 남기기도 하는데
카레튀김덮밥에 미역국, 5가지 반찬을 고르게 먹다보니 너무 맛있어서 설거지 할 것이 없도록 깔끔하게 다 비운 거 있죠
모든 반찬 그릇과 국그릇, 메인메뉴 그릇을 그렇게 깔끔하게 비우기는 오랫만이었어요
반찬도 장아찌. 무침. 젓갈. 조림 종류를 다양하게 판매도 하는 것 같더라구요
아아
집 근처에 있는 곳이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사실 요즘 너무 바빠서 집에서 반찬 하나 하는 것도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집에서 밥을 먹으려고 하면 반찬이 없어서 못 먹고 있거든요
5,000원에 판매하는 반찬들이 바르고 정갈한 반찬들이라고 하니 더 탐이 났어요
그 뿐 아니라 수제청도 판매하는 것 같았어요
어느 식당에서든 반찬 하나만 먹어보아도 음식을 하시는 분의 음식솜씨를 대번에 알 수 있어요
깔끔하게 비우게 했던 카레새우튀김덮밥과 기타 반찬들만 보아도, 이곳의 음식솜씨는 정말 최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