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서탄면 순대국맛집 남촌가마솥순대국

최star 2022. 12. 7. 23:22

서탄면 순대국맛집 남촌가마솥순대국

 

 

 

 

 

하루에도 많게는 3~4곳씩 전국 곳곳을 다니다보니 특별하게 인상에 남는 그 무엇이 있지 않는 한

방문했던 지역을 기억하기란 쉽지 않아요

 

반대로, 기억에 남을만한 것을 발견하게 되면 다시 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래오래 기억이 납니다

 

대표적인 곳은 식당인 것 같아요

 

어느 지역에 가서 우연히 먹었던 음식이 맛있었다 하면 그 지역을 떠올림과 동시에 식당이 함께 떠오르지요

 

이런게 삶의 소소한 행복인 것 같아요

남들은 매일 매번 낯선 곳에 가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는 게 불편하고 싫다고 하지만

저는 그렇지 않거든요

 

낯선 곳에 가면 새로운 환경이 눈앞에 펼쳐지면서 생각지도 못한 좋은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전혀 몰랐던 맛집을 알게 되기도 해요

 

혼자 먹는게 익숙해진 1인으로서 식당에 가서 식사하는 건 어렵지 않고요

메뉴도 누구에게 구애받지 않고 마음껏 선택할 수 있어서 좋아요

 

식당이 여러 곳 발견되었다면 그 중에서 그날 가장 당기는 음식 쪽으로 발길을 옮기죠

이보다 더 자유롭고 즐거운 일이 있을까요?

 

그렇게 우연히 아~주 우연히 방문하게 된 곳이 서탄면에 있는 남촌가마솥순대국 입니다

 

상호에서 느껴지는 정감 만큼이나 외부, 내부 인테리어도 정감 가는 인테리어에요

시골집에 와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전통 한옥에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들어서 낯선 곳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이런 게 좋은 거 보면 나이가 들었나 하는 생각도 혼자서 해보았네요

 

 

식당은 넓직하고 자리도 많아서 원하는 자리를 알아서 찾을 수 있어요

요즘에는 신경써서 사람들과 멀찍이 떨어진 자리를 찾아 앉습니다

 

처음 방문하면 구경하고 살펴볼 것도 많지만 아무리 호기심이 일어도 메뉴 주문이 먼저입니다

메뉴판을 찾아서 눈으로 스캔하니

순대국밥. 돼지국밥. 차돌버섯육개장. 술국. 버섯전골. 오소리곱창전골

이렇게 종류가 꽤 많았어요

 

와아 하나같이 맛있을 것 같은 메뉴 총집합이네요

 

한참을 고민했지만 결국은 원점으로 돌아가서 맨 위에 적힌 순대국밥을 주문했어요^^

상호도 그렇고 맨 위에 적힌 것도 그렇고 이 식당의 시그니처는 아무래도 순대국밥이지 싶어서요

무엇보다 순대국밥을 가장 좋아하기도 합니다

 

 

 

 

 

주문과 거의 동시에 서비스로 순대가 나오고 깍두기, 김치, 마늘이 나옵니다

나오는 반찬 가짓수도 그렇고 순대 생김새도 모두 평범해보입니다

 

한동안 병천순대에 꽂혀서 먹다보니 일반순대는 평범해보이는 게 있어요

 

생각없이 순대를 하나 입에 넣었다가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깜짝 놀랐어요

보기랑 다르게 맛은 평범하지 않고 너무 맛있는 거에요

 

툭툭 내오는 음식, 데코나 꾸밈 없이 나오는 음식이 맛있다면 여긴 찐맛집 인거에요

 

그 뿐이 아니었어요

깍두기랑 김치 맛도 기가 막힙니다

직접 담그신다고 하는데 손맛이 보통 분이 아니에요

 

깍두기의 시원하면서도 아삭한 맛과 김치의 맛있는 양념 맛이 순대국도 나오기 전에 한 판 다 먹을 각이에요

 

주인공은 아직 등장하지도 않았는데 들러리, 혹은 엑스트라에 이미 반하고 말았습니다

 

순대와 김치, 깍두기를 홀짝홀짝 먹고 있을 무렵, 보글보글 끓는 뚝배기에 메인 음식이 짠 하고 등장했어요

 

순대랑 김치 맛을 보기 전에는 보이는 것으로 평가해서 별 기대 없었다면

순대랑 김치, 깍두기를 맛보고 나서는 순대국에 기대감이 생겨서 찐감탄을 하며 쳐다봤어요

 

내용물을 살피기 전에 국물 맛을 한 번 맛보는 건 국룰이죠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물을 한숟가락 떠서 입에 넣는 순간, 진한 국물 맛이 가슴 깊은 곳까지 쭉 내려가면서 순식간에 속을 따뜻하게 데워줍니다

와아 이 맛에 순대국을 먹지

너무 기분이 좋아지고 하루의 피로가 말끔히 씻어지는 느낌이었어요^^

 

수저로 내용물을 살펴보니 곱창, 순대, 머릿고기 등이 아낌없이 가득 들어있네요

다시 한 번 감탄사가 자동 발사됩니다

 

 

그런데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어요

새우젓, 다진 고추, 다대기, 들깨가루를 취향껏 넣은 후, 뚝배기 가득 공기밥을 하나 가득 넣어서 김치랑 깍두기를 얹어서 먹는 맛은 감동 그 자체였어요

 

 

사람들은 순대국을 먹을 때 밥과 국을 끝까지 따로 먹기도 하고, 순대국 안의 내용물을 먼저 먹은 후 국물에 밥을 넣어서 먹기도 하는데요

 

밥과 내용물과 김치를 함께 먹는 걸 워낙 좋아해서, 국물맛을 보고 좋으면 바로 공기밥을 투하합니다

 

그렇게 국물까지 싹싹 비워 완국하고나면 배가 볼록 나오면서 포만감이 올라오는데

그렇게 먹어주어야 잘 먹었다는 생각이 들고 기분도 좋아져요

 

 

매끼니를 그렇게 먹는 건 아니지만, 맛있는 탕이나 국종류를 만나면 그렇게 먹는 게 습관이네요

 

그날도 그렇게 뚝배기 바닥까지 깨끗하게 비웠어요

너무 맛있는 음식을 만났다면 이 정도 예의는 있어주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

 

나오는 길에 보니, 커피 자판기가 있었는데 무료로 커피를 꺼내먹을 수 있었어요

후식으로 뜨끈뜨끈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까지 한 잔 하니 더이상 바랄게 없을 정도로 그 날 하루를 잘 마무리했어요

 

이제 서탄면 하면, 머리속에 그려지고 떠오르는 식당이 있고 그곳에서의 맛있는 추억도 함께 생각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