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선물 은행나무
참 신기하게도 자연은 계절의 변화에 따라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냅니다
최근 갑작스럽게 찾아온 한파로 기온은 뚝 떨어지고 체감온도는 한겨울을 방불케 했는데
아파트 풍경만큼은 누가 보아도 가을 그 자체였어요
추운 기온에 온몸을 꽁꽁 싸매고 움츠리며 지나가는 사람들과 너무나 대조적으로
형형색색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유독 추위를 더 타는 1인으로서
강속구로 불어대는 바람을 맞을세라 급히 발걸음을 옮기다가
가을이 선물로 주는 은행나무 길을 보고 도저히 그냥 발길을 옮기기가 아쉬워
잠시. 아주 잠시 멈추어 사진에 담아보았습니다
이 풍경이야말로 가을이 지나면 보고싶어도 절대 볼 수 없는 풍경인 것을.
아니 어쩜 저렇게 같은 색이 하나도 없을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제각기 색깔이 조금씩 다릅니다
노란색. 누르스름한 색. 연두빛을 띄는 노란색. 주황색. 진주황. 연주황. 붉은색 등
누가 색칠해놓은 것 같지만 인간이 했다고는 볼 수 없는 섬세함과 다채로움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어요
전체적인 모양도 마찬가지였어요
위로 승천할 것 같은 하늘바라기 나무들에 피식 미소가 새어나왔는데
어떤 나무는 좀더 옆으로 풍성한 느낌이었고 어떤 나무는 길쭉한 느낌으로 서로 다르더라구요
그 뿐 아니에요
은행잎이 떨어진 거리를 저 멀리서 보고 있노라면 한편의 멋진 그림을 보는 것처럼 감동이에요
하늘 위로 보이는 형형색색 노란빛깔과 바닥에 떨어진 노란잎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어 지나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한 번쯤 멈추게 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은행잎을 밟으며 걸을 때 그렇게 낭만적이진 않아요
바로 은행이 풍기는 냄새 때문인데요
처음 은행잎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혹은 바닥에 한가득 떨어진 은행나무길을 걸었을 때
그 냄새가 적응이 안되어 정말 깜짝 놀았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 그것 또한 익숙해지더라구요
그래서 이제는 그 정도로 놀라지도 않고 싫지는 않지만 그래도 일반낙엽길을 걸을 때보다는 빠르게 걷게 됩니다
서울 도심을 벗어나야만 볼 수 있을 것 같은 가을 풍경을 집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다니
삭막했던 아파트가 갑자기 풍성해지고 따뜻해지는 느낌이었어요
가을만 되면 찾아오는 선물과도 같은 풍경이에요
이 풍경을 벌써 2년째 보고 있는데 볼 때마다 여전히 감동입니다
요며칠 너무 추워서 찬바람에 은행잎이 너무 빨리 떨어질까 걱정이에요
빨리 따사로운 예년의 기온을 회복해서 가을타는 사람처럼 은행나무길을 멋지게 걸어보고 싶네요^^
앞으로 몇 년 더 보겠지만 그 때마다 잊지 않고 가을을 만끽하렵니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심속 힐링명소 수원광교역사공원 (0) | 2021.11.13 |
---|---|
기름 넣으려고 들렀다가 라면맛에 반한 문경휴게소 (0) | 2021.11.10 |
주말외식메뉴 (0) | 2021.11.06 |
관악구 남현동 헬로파크! 새로 생긴 키즈카페 (0) | 2021.11.05 |
리앙크리스피롤! 원주에도 생겼네요 (0) | 2021.11.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