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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가을의 선물 은행나무

by 최star 2021. 11. 9.

가을의 선물 은행나무

 

 

 

 

참 신기하게도 자연은 계절의 변화에 따라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해냅니다

최근 갑작스럽게 찾아온 한파로 기온은 뚝 떨어지고 체감온도는 한겨울을 방불케 했는데

 

아파트 풍경만큼은 누가 보아도 가을 그 자체였어요

 

 

추운 기온에 온몸을 꽁꽁 싸매고 움츠리며 지나가는 사람들과 너무나 대조적으로

형형색색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유독 추위를 더 타는 1인으로서

강속구로 불어대는 바람을 맞을세라 급히 발걸음을 옮기다가

 

가을이 선물로 주는 은행나무 길을 보고 도저히 그냥 발길을 옮기기가 아쉬워

잠시. 아주 잠시 멈추어 사진에 담아보았습니다

 

이 풍경이야말로 가을이 지나면 보고싶어도 절대 볼 수 없는 풍경인 것을.

 

 

아니 어쩜 저렇게 같은 색이 하나도 없을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제각기 색깔이 조금씩 다릅니다

 

노란색. 누르스름한 색. 연두빛을 띄는 노란색. 주황색. 진주황. 연주황. 붉은색 등

 

 

누가 색칠해놓은 것 같지만 인간이 했다고는 볼 수 없는 섬세함과 다채로움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어요

 

전체적인 모양도 마찬가지였어요

위로 승천할 것 같은 하늘바라기 나무들에 피식 미소가 새어나왔는데

 

어떤 나무는 좀더 옆으로 풍성한 느낌이었고 어떤 나무는 길쭉한 느낌으로 서로 다르더라구요

 

 

 

 

 

그 뿐 아니에요

은행잎이 떨어진 거리를 저 멀리서 보고 있노라면 한편의 멋진 그림을 보는 것처럼 감동이에요

 

 

하늘 위로 보이는 형형색색 노란빛깔과 바닥에 떨어진 노란잎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어 지나는 사람들의 발걸음을 한 번쯤 멈추게 합니다

 

 

하지만 실상은

은행잎을 밟으며 걸을 때 그렇게 낭만적이진 않아요

 

바로 은행이 풍기는 냄새 때문인데요

 

처음 은행잎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혹은 바닥에 한가득 떨어진 은행나무길을 걸었을 때

그 냄새가 적응이 안되어 정말 깜짝 놀았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 그것 또한 익숙해지더라구요

 

그래서 이제는 그 정도로 놀라지도 않고 싫지는 않지만 그래도 일반낙엽길을 걸을 때보다는 빠르게 걷게 됩니다

 

 

 

서울 도심을 벗어나야만 볼 수 있을 것 같은 가을 풍경을 집 바로 앞에서 볼 수 있다니

삭막했던 아파트가 갑자기 풍성해지고 따뜻해지는 느낌이었어요

 

 

가을만 되면 찾아오는 선물과도 같은 풍경이에요

이 풍경을 벌써 2년째 보고 있는데 볼 때마다 여전히 감동입니다

 

 

요며칠 너무 추워서 찬바람에 은행잎이 너무 빨리 떨어질까 걱정이에요

빨리 따사로운 예년의 기온을 회복해서 가을타는 사람처럼 은행나무길을 멋지게 걸어보고 싶네요^^

 

앞으로 몇 년 더 보겠지만 그 때마다 잊지 않고 가을을 만끽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