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도짜장면과 함께 추억도 방울방울
제주도여행을 계획하면서 가파도나 마라도 섬으로 여행할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어요
치밀한 계획파는 아니지만 여행에 앞서 어느 정도 아웃라인과 약간의 디테일함이 있는 스케줄을 미리 준비하는데
섬 여행은 생각도 못해본 일이에요
사람들이 제주도에서 배타고 들어가는 섬에 들어갔다 와야 한다는 말을 할 때에도 흘려들었던 것 같아요
그랬는데, 국토 최남단 섬인 마라도에 안다녀왔으면 어쩔뻔 했나
아찔한? 생각이 듭니다
제주도 여행의 정점은 마라도가 아닐까 해요
마라도에 다녀와서 마음 속깊이 차오르는 무언가 의미있는 감정이 있었거든요
부모님과 함께 한 여행에서 부모님은 우리보다 더 남다른 감정을 느끼셨나봐요
'다시 언제 와볼까' 하는 생각이 드셨던지
배에서 잠시도 안에 들어가있지 않으시고, 갑판에서 하염없이 파도치는 물결과 망망대해를 바라보셨어요
깊은 생각에 잠기신 모습을 보면서 울컥하는 이유는 뭘까요
그렇게 소중한 30분을 보내니 어느새 마라도에 도착했어요
마라도 가는 길에 보니 가파도도 자리하고 있더라구요
가파도랑 마라도 중 잠깐 고민했었는데, 마라도로 선택했던 것을 나중에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했어요
배에서 내려서 마라도 중심부까지 들어가려면 한참을 걸어야했어요
젊은 사람들에게는 가벼운 거리일 수 있지만, 부모님에게는 버거운 거리일까봐 중간중간 의자나 솟아난 바위도 없는 게 마음이 조마조마했어요
다행히, 마라도까지 배 타고 오시는 길 크게 다짐하신 듯, 마라도 중심부까지 편안하게 걸으셨어요
마라도를 둘러보는 것도 중요했지만, 사실 우리 가족에게 우선순위를 식사였어요
누구랄 것 없이 약속한 것처럼 걸어가면서 식당을 두리번두리번 살폈답니다
'여기 들어갈까?' '저기 들어갈까?' 하는 거였죠
하지만 우리 형제들은 이미 종착지를 정해놓은 상태였어요
TV에도 방영된 적 있는 유명한 집을 안찾아가면 후회할 것 같아서요
'마라도까지 가서 거기 안가본거야?'라는 사람들의 말들, '내가 왜 거길 생각못했을까?' 하는 스스로의 자책?이 싫어서요
우리가 찾는 식당은 식당가 초입에 있지 않고 안쪽으로 들어가야 만날 수 있었어요
저멀리서도 눈에 잘 띄는 입간판이 TV방송된 집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었습니다
너른 벌판에 식당이 홀로 서있는 듯한 분위기의 널찍함이, 들어서기 전부터 기대와 설렘을 안겨주었어요
안에 들어서니 생각보다 아담한 규모에 놀라게 되지만, 그도 잠시, 시선을 왼쪽과 오른쪽으로 돌리면 또다른 홀이 나타납니다
아무 생각없이 오른쪽으로 들어가봤는데, 왠걸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거 있죠
옳다구나 하면서 그곳에 자리하고 고민1도 없이 인원수대로 짜장면을 주문했습니다
메인 홀 한쪽에 셀프로 단무지를 가져다먹을 수 있는 바가 준비되어 있어서 단무지를 넉넉히 가지고 가서
하염없이 짜장면을 기다리며 식당 안을 찬찬히 살펴보았어요
배에서 내린 무리 중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이곳으로 몰려들어서
짜장면이 바로 나올 거라는 기대는 안했지만, 역시나 기다리는 시간은 조금 필요했어요
그래도 언제나 기대가 되는 건, 기다림의 끝에는 꼭 음식이 나오기 때문이죠 ㅋ
짜장면이 인원수대로 나와서 테이블에 놓여졌는데, 시중에서 보는 짜장면 비주얼과는 많이 달라요
면 위에 검은 소스, 그 사이로 고기나 야채로 드문드문 보이는 것과는 달리
마라도 짜장면의 한 중앙에는 붉으스름한 재료가 올라가 있습니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2개나요
하나의 정체는 오징어무침, 나머지 하나는 톳이에요
그 외에도 소스 사이사이 잘 찾아보면 새우도 보이는 해물짜장면입니다
오징어무침과 짜장면이라, 정말 처음 보는 조합이에요
어디에서도 본 적 없고, 맛 본적 없는 짜장면을 한 입 먹는데도 거부감이 없는 건, 근본이 짜장면이기 때문이죠
짜장면을 워낙 좋아하는 1인이라, 사실 거부감 들 새도 없이 소스와 면을 고르게 섞자마자 면부터 입에 넣었어요
와아오징어가 아니라 오징어무침이다보니, 짜장면 소스와 다른 튀는 맛이 느껴져요
오징어 식감도 살아있어서 쫄깃한 맛을 더해줍니다
거기에 톡톡 튀는 느낌의 톳이 더해지니, 전혀 새로운 맛이에요
하지만 씹다보면 본연의 짜장면 소스 맛이 함께 느껴지면서, 색다르지만 익숙한 맛있는 맛을 만나게 됩니다
한 입 맛보고는 그 맛과 식감이 너무 좋아서 그 다음부터는 거의 흡입 수순을 밟게 됩니다^^
짜장면을 먹을 때마다 늘 그렇지만, 면과 소스가 닳아없어지는 것이 아쉬울 정도에요야속하게 배는 불러오지만, 입에서는 그 맛과 식감이 계속 당기는 거죠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소스까지 남김없이 깨끗이 비우고나면, 기다렸다는 듯이 기분좋은 포만감이 스윽 올라와요
입에서는 아쉽지만, 배는 이미 기분좋은 상태로 접어듭니다
그러면 들고있던 젓가락을 놔야 하는 것이죠
TV광고와 방송 출연 때문에 유명해진 마라도 짜장면! 처음이자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식사!
대만족이었고, 시간이 지나도 추억이 방울방울 솟아날만큼 그립습니다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앵무새! 제주 예쁜 카페 (0) | 2023.07.19 |
---|---|
제주 서귀포 고등어회 맛에 반한 곳! 표선수산마트 (0) | 2023.07.11 |
서귀포 수제버거 실패없는 맛! 불턱버거 (0) | 2023.06.29 |
제주숙박 소노캄제주 추 천 (0) | 2023.06.29 |
하남스타필드 신세계백화점 쇼핑! (1) | 2023.06.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