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간절함은
못여는 문이 없구나"
-드라마 <도깨비>대사 中
<장면>
드라마 설정 상..
저승사자의 찻집은
인간이 올 수 없는 영영임에도
화장실이 급했던 행인이
불쑥 문을 열고 들어와,
도깨비와 서증사자에게
화장실 위치를 묻는다.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들은
처음엔
그 상황이 웃겨서 빵터지는 웃음을 지었다가
이내 숨은뜻을 음미하게 되는데..
인간이 간절함을 가지고 무슨 일에 임하면
가히 상상도 못할 초인적인 힘이 나오는 듯 하다.
그 간절함을
여행지에서 만났으니..
충남 서산시 부석면의 부석사에서
누군가의 간절함이 담긴 물건을 보았다.
아니..
동전을 돌에 잘 박아놓은 것이다.
처음엔 평범한 돌.인줄로만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돌 사이사이
동전이 하나씩
박혀있었다.
주변에 용도나 방법을 써놓은
그 흔한 표지판도 없는데..
돌을 본 순간,
어떤 목적으로 저렇게 해놓았는지..
어떻게 하면 되는지..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누군가
간절함을 담아
돌에 잘 박아놓은 것이다.
돌.이 뉘여있는 것도 아니고
곧게 서있는데
동전들이
어쩜 저렇게
아래로 떨어지지도 않고
잘 박혀있을 수 있을까?
(물론, 많은 동전들이
돌 주변 바닥에 떨어져있기도 했다.)
신기하기도 하고
간절한 그 무언가.가 느껴져서
숙연해졌다.
동전의 액수는 중요치 않으리.
50원 짜리도 보이고
500원짜리도 보이고
100원짜리도 보였는데..
액수와 상관없이
주머니에 손을 넣었을 때
무심코 만져지는
동전 하나를 꺼내어
그 동전에
온 몸의 기를 모아
돌에 찰싹 붙여놓았으리라.
간절한 소원도 함께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과 함께.
혹자는
우스갯소리 섞인 질문을 한다.
"동전을 누가 가져가는 사람은 없을까?"
퍽이나~
이걸 가져가서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으며
또 이걸 가져가면 무슨 화를 당하려고~
아마..
그 누구도 감히 손대려 하지 않을 것이며 손대지 않았을 것이다.
동전 돌.을 보고 내려오는 길에
약수터가 보이고
그 옆에도
동전들이 수북히 쌓인 돌이 있었다.
여긴 던져놓는 곳인가보다.
약수 물을 마신 후,
그 값을 치르라는 의미인가?ㅎ
자세히 들여다보니
센스있게
동전을
사람의 엉덩이 쪽에 꽂아놓거나
탑 위에 올려놓은 손길도 보인다 ㅎㅎ
인간의 간절함 못지 않게
인간의 센스 또한
대단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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