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해먹는 전라도식 팥죽
지역마다 이름도 하는 방법도 약간씩 다른 음식들이 있는데요
전라도식 팥죽이 그렇습니다
전라도식 팥죽은
다른 지역에서 팥칼국수라고 부른답니다
팥칼국수를 전라도에서는 팥죽이라고 하다보니
전라도에 있는 식당에 가서
새알심이 들어간 팥죽을 기대하며
팥죽을 주문하면
팥칼국수가 나와서 깜짝 놀라실 거에요
제가 그랬거든요^^
어릴 때부터 팥칼국수를 팥죽으로 부르며 지내다가
서울에 올라와서
팥죽을 주문했는데
새알심 혹은 쌀알이 들어간 팥죽이 나와서
얼마나 놀랐던지
새알심이 들어간 팥죽을
전라도에서는 동지팥죽이라고 불러요
"어? 왜 동지죽이 나왔지?" 했다가
나중에 그 이유를 알고는
팥죽이 먹고싶어 식당에 갈 때에는 꼭!
'팥칼국수'를 주문합니다
여튼
팥죽을 너무 좋아하는 우리 가족은
한 번 모일 때마다 "팥죽 먹으러 갈까?"
이 말을 꼭 한 번씩 하는데요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식당 가는 것도 무서워서
엄마가 집에서 팥죽을 해주시겠다고 했습니다
팥을 삶고
반죽을 직접 하셔서 면을 만드신 후
팥물에 면발을 넣어서
팔팔 끓이며 간을 맞추면 끝!
말은 쉬워보이지만
팥을 삶는 것부터 시간이 소요되구요
반죽해서 면을 만드는 것은
정성이 들어가는 작업입니다
엄마는 워낙 음식을 잘하시는데다
가족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셔서
힘들고 어려운 일도 즐겁게 하셔요
모처럼 딸이 부모님 계신 고향에 내려왔다고
팥죽을 직접 만들어주시는 정성. 그 사랑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져옵니다
엄마가 팥을 삶고
반죽을 해서 면을 만드시는 동안
곁에서 함께 있어드리면서
소소한 심부름을 도맡아했는데요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음식을 만드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고 좋았습니다
엄마도 좋으셨는지
"니가 오니까 좋다"라고 하십니다
엄마표 전라도식 팥죽!
엄마의 사랑만큼이나 진하고 깊었습니다
너무너무 맛있어서
왕큰 대접에 한 그릇을 먹고도
몇 국자 더 떠서 먹었다는요
팥죽은 국물까지 싹싹 비우는 게 예의이지요^^
팥죽 국물과 면발을 같이 떠서
뜨거울 때 후루룩 후루룩 먹다보니
등에는 송글송글 기분좋은 땀이 맺힙니다
덕분에 즐거운 한끼 맛있게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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